한국노총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협상의 결렬을 선언했다.
김동만 노총 위원장은 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노총이 내놓은 5대 수용불가 사항 등과 관련해 정부와 사용자의 본질적인 변화가 없다”며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협상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5대 수용불가 사항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및 파견업무 확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주 52시간제 단계적 시행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이다.
김 위원장은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고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손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및 비정규직 확산 대책 등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노총으로서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핵심 사안으로 내놓은 ‘일반해고 가이드라인 제정’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노사정 협상 결렬의 근본 원인임을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중단한 것은, 국민과 약속한 3월 31일을 일주일이나 넘기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만 지체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총은 정부의 태도 변화에 따른 노사정 대화 복귀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수많은 논의 과정에서 형성된 사회적 공론화는 드러난 문제점들의 개선과 더불어 향후 발전된 노사정 대화와 타협 및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5대 수용불가 사항을 철회하고 노총의 핵심요구들을 받아들인다면 노사정 대화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노총의 결렬 선언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노사정 대화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 관계자는 “노사정 대화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 사회안전망 강화 등 노동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장”이라며 “노총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논의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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