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빌라촌을 돌며 빈집털이를 해온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집 안에 돈이 될 만한 물건을 모조리 싹쓸이하는 수법으로 수억원대 금품을 훔쳤다. 주로 야근이 잦은 젊은 독신 여성이 사는 집을 노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강남구 역삼동과 논현동 일대 빌라에 침입해 고가 물건을 훔쳐온 A씨(38·남)를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8일 강남구 논현동 소재 피해자 B씨(30·여)씨의 빌라에 침입해 금목걸이와 금팔찌, 가방, 화장품 등 1700만원어치 물건을 훔친 것을 비롯해 총 24회에 걸쳐 절도 행각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현금은 물론, 귀금속과 명품 가방과 명품 시계 등 고가품과 선글라스와 화장품 카메라 등을 모두 싹쓸이해 달아났다. A씨가 훔친 물건은 명품 가방 60점을 포함해 시계 14점과 카메라 5점, 의류 26점, 선글라스 22점과 귀금속 35점 등으로 2억4467억원에 달했다.
A씨는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창고를 임대해 훔친 물건들을 보관했다. 이 중 일부를 성남시와 수원시 등에 위치한 전당포 여러 곳에 맡겨 약 4000억원 가량을 현금으로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강남구 일대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범행 장소를 물색한 뒤 여러 번 방문해 같은 시간대에 불이 꺼져 있는 집을 노렸다. 범행을 벌일 장소를 정한 뒤 옥상으로 올라가 배관을 타고 창문을 통해 침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A씨는 3층 이상에서는 대부분 창문을 잘 잠그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며 “고층 빌라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유사 범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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