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 ‘소나무 에이즈’ 상륙했다

서울 남산에서 양분이동을 막아 소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치명적인 감염병인 소나무재선충병이 발병했다.
서울시는 “시내에서 고사한 소나무와 잣나무를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용산구 남산 소나무 1주(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나무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7년, 2014년 이후 세 번째다.
재선충은 소나무, 잣나무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먹는 선충이다. 걸리기만 하면 100% 말라 죽는데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유 방법이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감염된 소나무는 남산 1호터널 남단 산 속에서 발생했다. 이날 서울시는 산림청과 공동으로 긴급방제대책회의를 열고, 재선충병이 발생한 용산 지역에 대해 긴급방제를 실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피해 지역 반경 3km 지역을 정밀예찰하고, 반경 2km 지역을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해 소나무, 잣나무 이동을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재선충은 크기 1mm 내외 실 모양의 선충으로 솔수염 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 안에 기생하다가, 곤충이 새순을 갉아먹을 때 상처부위를 통해 나무에 침입한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