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첫 만남에 대해 파문이 터진 당시에 말한 것과 달리 만난 시기와 장소·횟수 등에 대해 말을 바꿨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성 회장과의 관계에 대한 거짓말 논란으로 낙마한 점을 의식한 듯 스스로 검찰 출석에 앞서 적극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30일 도청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이 나자마자 바로 도청 기자실에 올라가 얘기한 것 중에서 좀 사안이 틀린 게 있었다”며 성 회장을 처음 만난 시기와 횟수 등을 정정했다.
홍 지사는“한나라당 전당대회를 2010년과 2011년 두번 했는데, 성 전회장을 처음 본건 2010년 전당대회를 앞둔 장마철이었다”며 “당시 모 의원의 지역구 당원 대의원 대회에 초청받아 선거운동을 하러 가 천안에 한 식당인근에서 성완종씨를 만나 악수를 했다”고 성 회장의 첫 만남에 대해 말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가 나온 첫날인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 회장과는 지난 2011년인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전국 순회를 할 때 충남 태안 서산 당원협의회 자리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며 “돈을 줄 정도로 친밀한 사이도 아니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그 이후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당선 된 이후 성 회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구명을 위한 전화가 온 적이 있다”며 “ 이거 외에는 성 회장과 만난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이날 “한 국회의원 수행비서가 성 전 회장과의 첫 만남이 2011년이 아니라고 지적해, 기억을 더듬어보니 2010년이 옳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2011년 디도스 사건으로 정신이 없을 때 국회 대표실에서 성 전회장을 수행원과 함께 만난 적 있다”며 “이건 망자와의 진실게임이고 윤승모씨는 그 망자, 사자의 사자일 뿐이다. 검찰에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성 전 회장과는 2010년 서산태안 지역협의회에서 만난 게 아니라 2011년 천안에서 만났고, 그 이후 2012년 도지사 취임 이후 성 전 회장이 전화와 선거법 위반 구명에 대한 통화 외에는 연락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라 2011년 당대표 시절 성 전 회장과 한차례 더 만남이 있었다는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출근길에서 언론 인터뷰를 해오던 홍 지사는 최근들어 “언론재판이다. 앞으론 말을 하지 않겠다”며 불쾌감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이날 홍 지사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를 방어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검찰이 성 전 회장을 만난 부분에 대한 신문이나 여론의 역풍 등을 의식해 사전에 발언을 정정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지사의
한편 검찰 특별수사팀은 홍 지사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홍 지사를 소환할 방침이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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