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처음 폭로한 익명 회사 게시판을 기억하는가? 회사 기반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인 블라인드가 바로 주인공이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블라인드가 가입 직장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익명 게시판 ‘웜홀 라운지’를 한시적으로 가동한다.
블라인드는 각 회사별로 직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SNS 서비스 앱이다. 가입에 회사 이메일 인증이 필요하지만 실명을 요구하지 않고 철저하게 익명으로 운영된다. 회사 내부나 상사에 대한 비판이 날 것 그대로 이뤄져 직장인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방출하는 비상구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도 당시 상황을 대한항공 직원이 블라인드 내부 게시판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번에 가동되는 웜홀 라운지는 직장인들이 회사나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는 광장이 될 전망이다. 웜홀 라운지는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처음 가동됐으며 당시 6시간 동안 총 게시글 1313개, 댓글 1만714건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재가동도 직장인 회원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따른 것이다.
기업측도 웜홀 라운지 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이 불거진 이후 대기업들이 경영지원팀 등을 통해 게시판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익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작성자를 바로 찾을 수 없지만 해당 직원만 아는 정보를 올릴 경우 바로 발각될 수 있다. 이번
블라인드 운영사인 팀블라인드는 “등록된 총 294개 회사의 직장인 회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라며 “직장인들의 높은 소통 열기를 해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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