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논란에 진중권 교수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
↑ 잔혹동시 논란/사진=진중권 트위터 |
초등학생이 집필한 '잔혹동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교수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6일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잔혹동시에 대한 의견을 게재했습니다. 진 교수는 "'솔로강아지', 방금 읽어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 읽어 보니 꼬마의 시세계가 매우 독특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에요"라며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이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 합니다"고 말했습니다.
진 교수는 이어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라며 "근데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 그림 형제의 언캐니한 동화 + 카프카스러운 세계감정이랄까"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학원 가기 싫은 날'이라는 제목의 동시가 논란이 됐습니다.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표현으로 엄마를 묘사했고, 그림도 섬뜩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학원 가기 싫은 날' 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X을 파먹어. 이빨을 다 뽑아버려. 머리채를 쥐어뜯어. 살코기를 만들어 떠먹어. 눈물을 흘리면 핥아먹어.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가장 고통스럽게" 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공포만화에 나올만한 그림과 함께 무시무시한 글귀로 구성된 이 책은, 지난 3월 출간된 10살 초등학생 어린이가 쓴 동시집입니다.
해당 출판사는 몇몇 작품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전체적인 작품성을 봤다는 입장입니다.
논란이 일자 해당 출판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시중 서점에 있는 책들을 전량 회수하고 폐기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