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유행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걸린 한국인 환자가 세 명으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는 21일 “최초로 감염이 확인된 남성 환자(68)와 병실(2인실)을 함께 썼던 또 다른 남성(76)도 메르스 감염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전날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에서 농작물 재배 관련 일을 하다가 귀국한 남성과 그의 부인(63) 등 2명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최초 감염자 발생 하루 만에 세 명이 됐다. 세번째 확진 남성은 20일 오전 발열증세가 나타나 즉시 국가 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 외에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만큼 보건당국은 2~3차 감염을 막고자 세 명의 확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해 온 가족과 의료진 64명을 모두 격리조치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확진 환자 접촉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14일간 일일모니터링을 해 추가적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다만 메르스에 대한 위기 경보 수준은 기존 ‘주의’ 단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국가전염병 관리체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개 단계로 나뉜다. 해외에 신종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관심’ 단계에 돌입해 감염병 징후 활동을 감시하고, 해외 신종 전염병의 국내 유입이 확인되면 ‘주의’로 격상시킨다. 당국은 전날 ‘관심’ 단계였던 메르스 관리 체계를 ‘주의’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경계’ 단계는 해외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된 뒤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을 때 내려진다.
정부는 이날 첫 번째 환자가 바레인 이외 메르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혀 방역 체계에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 사례와 세계적으로 보고된 메르스의 현재까지 감염경로를 보면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 지역과 연관돼 있다”며 “중동지역을 방문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이상증세가 있을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당 사실을 의료인에게도 알리고, 환자를 진료한 의료인 역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감염 환자 97%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주로 중동지역에서 발생했다.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바이러스로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465명이 숨졌으나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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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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