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서울 성동경찰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성동구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구와 경찰은 수 차례 회의를 통해 성동구 내 버려진 ‘빈집’을 활용해 안식처로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구청은 리모델링 예산 3000만원을 흔쾌히 책정했다. 성동구 내 주택가에 비어있던 빈집을 골라 곧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됐고, 마침내 2개의 침실과 주방, 가전기기가 배치된 쾌적한 환경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성동서와 성동구청이 29일 전국 최초로 빈집을 활용해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가정형 임시숙소인 ‘안심주택’을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성동구 안심주택은 이처럼 경찰과 지자체가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해 머리를 맞댄 최초 사례로, 구청이 리모델링 예산과 숙소 운영비 등을 모두 책임진다.
구청의 재정 지원에 힘을 얻은 경찰은 안심주택에 입소하는 여성 피해자들을 상대로 신변보호와 심리치료, 법률지원 서비스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앞서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노재호 성동경찰서장은 지난달 29일 안심주택 설치·운영에 관한 협력 MOU를 체결하고 한 달 만에 신속히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는 등 일사천리로 사업을 진행했다.
그간 서울 주요 구의 범죄피해자 보호시설은 경찰의 예산 제약 등으로 인해 모텔 등 숙박업소에 임시방편으로 공간을 마련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 지원으로 가정형 안심주택이 문을 열게 됐다”며 “모텔이 밀집한 유흥가가 아닌 쾌적하고 안전한 주택가 내 숙소
이 관계자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과 구청이 손을 잡은 첫 협력·상생모델인 만큼 다른 지자체에도 이 같은 사례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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