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메르스에 대한 3가지 사실을 맹신하는 바람에 초기 대응에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우선 첫 환자가 방문한 4병원 의료진은 바레인에 확진 환자가 없다며 메르스 검사에 앞서 다른 검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하면서 초기 골든타임을 날렸다. 이어 2병원에서 환자가 속출했는데도 “공기로 전염되지 않는다”며 2인실 외 밀접 접촉자들의 격리 필요성을 조기에 일축했다. 3차 감염자가 우려되는 상황에선 세계보건기구(WHO)를 인용해 “사우디에 사례가 있으나 검증되지 않았다”며 격리 조치를 소홀히 하다 결국 사망자와 3차 감염자 발생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말았다. 정부 방역체계 헛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급격히 불어나는 격리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2일 현재 정부가 파악한 격리 대상자는 750여명에 달한다. 6명 환자 추가 발생으로 전날 682명에서 그 수가 더 늘어났다.
격리 대상자는 자가와 시설격리 대상자로 나뉜다. 정부는 전체 격리대상자 중 약 100여명을 시설격리대상자로 파악하고 있다. 시설격리가 필요하지 않은 650여명은 자가격리자로 구분된다.
자가 격리자의 경우 사실상 정부가 이들을 모니터링하는데 한계가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수조사를 실시해서 격리 대상자를 면밀히 파악한 후 전체 대상자 가운데 밀접 접촉자(환자와 2m 이내 근거리에 함께 머문 사람)이면서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된 사람들 가운데 연령이 50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 대해선 격리시설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시설격리를 거부하는 대상자의 경우 감염병 예방법 41조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권 반장은 “자가 격리자들에 대한 일일모니터링을 철저히 실시하겠다”며 “하루에 2차례씩 보건 요원들이 연락을 할 계획이며 수시로 질병관리본부나 복지부 콜센터에서 전화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락이 두절될 경우 당사자는 보건당국 최우선 추적대상자가 된다”며 “일선 보고요원들로 하여금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파악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철저한 모니터링을 장담했지만 담당 요원들이 항상 격리자 옆에 붙어있는 게 아니라 사실상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가격리자가 바람을 쐬겠다고 집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도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시설격리자들을 수용할 공간이 충분한 지 우려도 제기된다. 권 반장은 “현재 격리대상자 분류가 진행 중”이라며 “국가격
[이동인 기자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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