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접대 자리때 술잔 돌리는 문화가 싹 사라졌어요. 예전에는 술잔 주고 받는 것을 넘치는 정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민폐 중의 민폐가 됐죠. 상대방 배려 뿐 아니라 자기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큰거죠.” (대기업 영업부 직장인 이상민씨(가명))
“사람 많은 대형마트는 이제 장보러 가기 꺼려져요. 예전에는 무거운 생수만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이제 2주치 장볼거리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꺼번에 주문하고 있어요.”(경기 안양 가정주부 김가영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공포감에 서민들 풍속도까지 바뀌고 있다. 메르스 감염위험에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게 되면서 인터넷 쇼핑 이용이 급증하고 배달식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직장인들 회식 문화가 달라졌고 악수 대신 눈 인사를 하는 풍경도 많아졌다.
회사원 ‘술잔 돌리기’는 타액을 통한 메르스 전염 우려가 커지자 사라지고 있다. 직장인 박모 씨(28)는 “팀 회식 때 술잔 돌리기를 유발하는 폭탄주를 아예 돌리지 말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덕분에 부담 없이 맥주만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험회사 중견간부인 남모씨(46)는 “요즘 여성 고객이나 주요 거래처 분들을 만나면 먼저 양해를 구하고 악수가 아닌 눈인사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모바일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 간편식 업체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3일 배달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주문건수는 전주 대비 17% 늘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 옥션의 ‘컵밥’, ‘전투식량’ 등 간단식 판매는 각각 55%, 41% 급증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예방 제품 매출도 수직상승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1~2일 마스크 판매량은 2주전 대비 10배 이상 늘었고
한편 메르스 불안이 커지자 삼성그룹은 4~5일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열 예정이던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연기했다. 하계수련회는 1987년부터 매년 개최된 이벤트로 이 연례행사가 연기된 것은 처음이다. 이재철·[김정환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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