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7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4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전체 환자가 6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환자 증가세에도 속도가 붙어 이날 확진자로 새로 발표된 환자의 수가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복지부는 그러나 이날 "메르스 유행이 주말을 넘기면서 정체되거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근거는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첫 환자가 다녀간 평택성모병원과 이곳에서 첫 환자와 접촉한 14번째 환자가 다녀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총 36명, 삼성서울병원에서 총 17명이 감염됐습니다.
평택성모병원에 첫 환자가 다녀간 때는 지난달 15~17일이고, 이 환자가 다녀간 후의 3차 감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병원이 자체 폐쇄한 지난달 29일까지가 메르스 바이러스 노출 기간입니다.
지난달 15~17일 중 가장 많은 감염이 발생했다고 본다면 국내 환자의 평균 잠복기가 6.5일가량임을 고려할 때 지난달 22~23일 전후로 가장 많은 평택성모병원발 환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평택성모병원에서 발생한 환자들의 첫 증상 발현일은 지난달 20~23일에 집중되고서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발생 초기 의심환자 확인과 검사가 지연되고, 첫 환자가 다녀가고 3차 감염자도 발생하면서 이날까지도 평택성모병원발 환자는 계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는 14번째 환자가 지난달 27~29일 다녀갔습니다.
여기에 평균 잠복기를 더하면 이달 3~4일에 가장 많은 환자가 증상을 보이고, 증상 발현에서 확진까지 1~3일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7일 가장 많은 삼성서울병원발 환자가 확인된다는 것입니다.
두 병원 외에 각각 4명과 3명의 3차 감염자를 발생시킨 ⓔ의료기관과 ⓕ의료기관도 16번째 환자를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기간이 각각 지난달 28~30일과 25~27일입니다.
여기에도 평균 잠복기를 반영한다면 두 병원에서 환자가 더 발생한다고 해도 1~2일 내에는 그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전망은 ▲ 삼성서울병원에서 4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제3의 진원지가 나오지 않으며 ▲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되지 않을 때를 반영한 '최상의 시나리오' 입니다.
평택성모병원에서도 3차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3차 감염인 삼성서울병원에서도 2차 감염 못지않게 빠른 전파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빗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통상 3차 감염은 2차 감염보다 전파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2차 감염자인 14번 환자는 17명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옮겼습니다. 그러니 4차 감염의 전파력 역시 낙관할 수 없습니다.
동선이 발표되지 않은 추가 확진 환자들 가운데에는 증상이 발현된 채로 여러 병원을 옮겨다닌 환자가 있을 수 있어 제3, 제4의 진원지가 나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전망대로 주말 이후 환자 증가세가 꺾이려면 삼성서울병원이나 다른 의료기관에서의 4차 감염이나 더 나아가 지역사회 전파라는 최악의 경우를 차단하는 것이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