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손님이 너무 없어요. 사납금 채우기도 어려운 지경입니다.”
서울 영등포와 여의도 일대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양우성(53)씨는 메르스 영향으로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오늘 오전에 손님을 딱 한 명 태웠다”며 “심야 시간대에는 영등포역 앞에 택시를 타려는 손님들이 항상 있었는데 요즘은 거기서도 손님 태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 기사 김재현(59)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작용한 그는 “서울역이나 명동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택시 타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며 “사납금 채우기가 어려워서 1만~2만원 정도는 사비로 채워넣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면서 밑바닥 서민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시민들이 외출 자체를 자제하면서 택시 승객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문화예술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영화 개봉과 시사회가 속속 미뤄지고 있고, 공연계 역시 예매 취소·환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9일 영화관 관객은 235만명으로 그 전주(5월 27~6월 2일) 299만명에 비해 21.4% 감소했다. 석가탄신일 연휴가 낀 2주전(5월 20~26일) 421만명에 비하면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10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 ‘연평해전’은 개봉을 2주 연기했고, 올 여름 개봉 예정인 ‘암살’도 10일 예정된 제작발표회를 취소했다. 같은 날 열릴 예정이던 ‘나의 절친 악당들’ 쇼케이스도 연기됐다.
오는 12~13일 열리는 ‘울트라뮤직페스티벌’에 총 10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매 취소 문의가 급증하
서점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달 전국 오프라인 서점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15% 줄어든 반면 온라인 매출은 3% 가량 늘었다.
[이선희 기자 / 이기창 기자 / 문재용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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