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돼 격리 검사를 받는 한국발 여행객 수가 사흘간 48명에 달했습니다.
11일 홍콩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정오부터 10일 정오까지 24시간 동안 한국 등으로 여행을 갔다 온 33명이 메르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돼 현지 병원에 격리돼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요르단을 방문한 남성을 제외한 32명이 한국 여행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의 연령은 3∼71세로 다양했으며, 여성이 21명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들은 검사 결과 모두 메르스 음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서 홍콩 당국은 지난 8일 메르스 대응 등급을 '경계'에서 '엄중'으로 격상한 이후 9일 정오까지 한국발 여행객 16명을 포함해 여행객 19명을 대상으로 격리 검사를 시행했다. 이들 역시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이후 사흘간 격리 검사를 받은 여행객은 52명에 달했습니다. 이 중 한국발 여행객은 48명으로 92%를 차지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8일부터 발열 등 증세를 보이는 한국발 여행객을 모두 메르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해 병원에서 격리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8일 메르스 대응 등급을 격상한 데 이어 9일 한국에 대한 '홍색' 여행경보를 발령하자 현지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고객의 한국행 여행 일정 변경을 지원하고 있으며, 병원들도 메르스 방지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에 따른 고객 급감 전망을 고려해 하루 평균 4회 취항하던 인천-홍콩 노선을 다음 달부터 8월 중순까지 2회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캐세이퍼시픽항공도 다음 달부터 두 달간 인천 노선을 5회에서 4회로 감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의료센터는 중환자실(ICU)에 한국과 중동 여행 여부와 관계없이 심각한 호흡기 감염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메르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도록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LG전자 홍콩법인이 현지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한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마련하는 등 홍콩 내 한국 기업들도 메르스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10일 한국을 여행하고 온 홍콩 여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돌면서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하락하고 한국인이 다니는 식당 등을 피하도록 당부하는 글이 게재되는 등 일부 홍콩 시민이 심리적 공황(패닉)을 보이기
전문가들은 시민이 예방책을 잘 알고 있고 한국에서 발발한 메르스가 사람 간 감염이 제한적이어서 패닉 상황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홍콩 보건당국도 메르스와 관련한 루머 확산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서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관심을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