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1~4호선에 설치돼 있는 200여개의 지폐교환기가 위조지폐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12일 위조지폐를 만들어 사용한 혐의(통화위조)로 나모 씨(20·무직)를 불구속 입건했다.
나씨는 지난 4월 중순께 인터넷을 통해 만원짜리 지폐 사진파일을 내려받아 자신의 컬러프린터로 1만원권 위조지폐 20여장을 만들어 이 가운데 7장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씨는 위조한 1만원권 5장을 부산진구와 중구의 시장이나 노점 등에서 사용했다.
특히 나씨는 위조지폐 2장을 중구 남포동 자갈치 지하철역 내에 있는 자동 지폐교환기에 투입해 1000원권 20장으로 교환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부산교통공사가 설치한 지폐교환기는 위조지폐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사후 지폐 수거과정에서 위조지폐로 의심돼 교통공사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위조지폐에 묻은 지문을 감식하고 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위폐를 만든 나씨를 붙잡았다.
나씨는 경찰에서 “생활비가 부족해 위조지폐를 만들었다”며 “사용하고 남은 위폐는 겁이 나서 찢어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부산교통공사, 지폐교환기 판매업체와 함께 시연회를 열어 나씨가 만든 위조지폐를 자동 지폐교환기에 넣어 통과된 경위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현재 지하철에 설치된 지폐 교환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지폐 사진이 많이 검색돼 이를 내려받을 수 없도록 사진 파일에 로고를 삽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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