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대구 남구 공무원이고 부인도 같은 구청에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남구 공무원을 꺼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확진 환자의 중학생 아들이 메르스 음성 상태로 자가격리되긴 했지만 해당 학교가 휴업하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학원에서 이 학교 학생들을 꺼리는 일도 일어나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남구청에서 일하는 한 40대 여자 공무원은 최근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린이집 측에서 아이의 어머니가 남구 공무원이라는 것을 알고 연락한 것입니다.
이 공무원은 현재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내 일부 학원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 학생들에게 못 오도록 하거나 이 학생들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구의 한 직원은 인근 모 패스트푸드점에 햄버거 등을 구청으로 배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구청 방문을 꺼리는 업소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대구 남구에는 민원인 발길이 끊기고 공무원 확진 환자를 놓고 항의하는 전화도 빗발치고 있습니다.
남구 여권 담당 부서에는 하루 평균 30∼40명에 이르던 방문객이 10여명 정도로 줄었고 민원실도 한산한 모습입니다.
구청 당직실에는 확진 환자의 처신을 문제 삼거나 그를 비방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대구시와 남구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며칠째 메르스 공무원에 관한 글이 올라오고 있
남구 한 공무원은 "직원들이 될 수 있으면 교육이나 기타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있고 대부분이 마스크를 하고 일한다"며 "개인적으로는 혹시 다른 사람에게 피해줄까봐 걱정스럽고 스스로 위축되기도 해 모임에도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대구 남구에는 확진 환자가 근무한 주민센터 직원을 비롯해 모두 31명의 직원이 접촉자로 자가격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