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음란 동영상도 저작권 보호 대상”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음란 동영상 및 드라마, 영화 등 보호 대상 저작물을 파일 공유 사이트에 상습적으로 게재해 이득을 취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기소된 정 모씨(41)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음란 동영상에도 저작권을 인정해 이를 다운로드 받게 한 행위를 유죄 판단한 첫 대법원 판례다.
정씨는 2008년 6월부터 2010년 7월까지 한 인터넷 파일 공유 사이트 보호 대상 저작물 4만848점을 올려 다른 회원들이 내려받게 했다. 이렇게 생긴 리워드 포인트 1189만점을 현금처럼 전환해 1176만원을 생활비로 지출하기도 했다.
1 ·2심은 정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음란한 내용이 담긴 영상저작물도 저작권법상으로 보호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며 하급심 판단을 유지하고, 정씨에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누드 사진을 무단으로 월간지에 게제한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저작재산권 및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는 있었지만 이번 판결처럼 불법 업로드한 음란 영상물까지 저작권을 인정해 처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김세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