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사태가 끝나지 않아 마중 나온 사람 하나 없는 쓸쓸한 귀국이었습니다.
안영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봉사단을 이끌고 활짝 웃으며 아프간으로 떠났던 배형규 목사.
한국을 떠난지 18일, 그는 피랍 열하루만에 차디찬 주검으로 고국 땅에 돌아왔습니다.
화물칸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아무 말없이 돌아온 고인을 기다린 것은 쓸쓸함 뿐이었습니다.
마중 나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피랍자 모두가 풀려나기 전까지 피랍자 가족과 행동을 같이 하겠다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른 것입니다.
고인의 시신은 운구차에 실려와 그가 생전에 다니던 안양 샘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병원에서도 고인을 기다리는 사람 중에 평소 고인과 동고동락한 가족이나 친구들은 없었습니다.
고인의 친형 배신규씨는 피랍자 석방까지는 추모 절차나 장례 등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고인은 쉴 틈도 없이 검시실로 들어가 검시를 받은 뒤 병원에 안치됐습니다.
총상과 무더운 날씨로 시신 기증이 힘든 상황이지만 병원측은 고인의 뜻을 받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인솔자로 떠났던 고 배형규 목사.
이제는 차디찬 주검이 되어 함께 갔던 22명의 피랍자들이 무사히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영주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