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가 2차례 교섭했지만 노조가 벌써 투쟁을 준비하면서 ‘폭풍전야’ 분위기다.
노사는 지난달 25일 울산 본사에서 올 임협 첫 교섭을 했다.
통상 임단협 첫 만남은 사장과 노조위원장 등이 모두 참석해 상견례 형식을 갖추지만 올해는 권오갑 사장과 정병모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고, 상견례 형식도 갖추지 않았다.
노조가 그동안 상견례를 하자고 회사에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교섭 방법에 대한 이견 때문에 회사가 응하지 않았고, 결국 교섭방법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받은 뒤에야 겨우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사는 2일 3번째 교섭을 열고 노조의 요구안 설명을 한다.
그러나 노조는 교섭 전부터 사실상 파업 수순을 밟아왔다.
노조는 현재 13개 분과별로 돌아가며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파업 투쟁 시 컨트롤 타워, 즉 지도부 역할을 하는 쟁대위를 구성하는 것이다.
쟁의 예산도 12억5000만원 상당을 잡아놨다. 지난달 18일 대의원대회에서는 쟁의발생을 결의했고, 이튿날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까지 낸 상태다.
중노위가 일단 ‘노사가 성실 교섭을 먼저 하라’고 권고함에따라 교섭이 겨우 이뤄지는 모양새다.
파업을 위해 남은 것은 조합원 찬반투표뿐이다.
노조가 교섭 초반에 투쟁을 준비하는 것은 회사 측이 그동안 상견례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교섭을 게을리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형균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노조가 5월부터 임협 상견례를 11차례나 요구했지만 회사가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교섭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노조가 정규직 노조와 과장급 이상 사무직 노조가 함께 협상에 나서겠다며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정규직과 사무직 노조의 교섭 분리 결정을 받은 뒤에야 협상에 나섰다.
노조는 또 여름휴가 전에 임협을 마무리 하려하지만 회사에서 성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에 대해 회사는 “노조가 교섭 초반부터 협상보다 투쟁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쟁의예산 확정, 쟁대위 출범, 쟁의행위 돌입은 회사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노조는 교섭보다 쟁의를 위한 절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원들은 쟁의를 진행하지 않고서도 올해 협상이 원만하게 잘 마무리되기를 바랄 것”이라며 “쟁의를 해도 회사의 지불능력이 커지는 것도 아니고 경영환경만 더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노조 요구안 일부가 회
이 회사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중 20년 만에 처음 파업에 돌입, 4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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