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 수술 중 식물인간 된 여교수…"7억 배상하라"

【 앵커멘트 】
한 대학교 여교수가 적은 머리숱 때문에 고민하다가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중 식물인간이 됐습니다.
법원은 담당 의사가 7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모발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의 한 성형외과입니다.

대학교수인 김 모 씨는 평소 적은 머리숱으로 고민하다가 2년 전 이곳을 찾았습니다.

상담 끝에 모발이식 수술을 받기로 한 김 씨.

병원을 찾은 지 열흘 만에 수술대 위에 올랐고, 병원장 이 모 씨는 마취를 위해 프로포폴을 주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했습니다.

몸 안의 산소량 즉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의사인 이 씨는 한참 뒤에야 이상한 낌새를 알아챘습니다.

김 씨는 곧바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이미 저산소성 뇌손상이 와 식물인간이 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김 씨측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법원도 의사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썼고, 전신마취는 의료진을 별도로 두고 환자 상태를 살펴봐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무호흡 증상이 나타난 데엔 김 씨의 체질적인 문제도 있다며 책임을 40％만 인정해 7억 2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