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시외버스에 휠체어 오르내릴 설비 갖춰라"

【 앵커멘트 】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타고 내릴 수 있도록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에도 휠체어 승강설비를 갖추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요구를 법원이 처음으로 받아들였지만, 반쪽짜리 판결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든 저상버스입니다.

차체가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 저상버스는 현재 시내버스에만 도입된 상황.

그런데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에도 장애인의 승하차 편의를 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처음 나왔습니다.

뇌병변장애를 앓는 김 모 씨 등 5명이 정부와 서울시, 버스회사 2곳 등을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겁니다.

재판부는 "금호고속과 명성운수는 각각 시외버스와 광역버스에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저상버스 도입 추진은 법적 의무가 없다며 기각해 반쪽짜리 판결에 그쳤습니다.

▶ 인터뷰 :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대해서는 회피했던 판결입니다.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지만, 더 우려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5월 국가인권위는 "미국과 영국은 모든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했다."라며 국토부에 설치를 의무화하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