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가려 가슴수술? 법원 "성 정체성 장애 인정…무죄"

【 앵커멘트 】
한 30대 무속인 남성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가슴 수술을 하고, 여성 행세를 했다며 병역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성 정체성에 장애가 있음을 인정한 겁니다.
김근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02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복무 판정을 받은 32살 남성 A 씨.

하지만, 이후 성 정체성 장애가 있다며 입대를 미루고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여성호르몬제를 맞고 가슴 수술까지 받은 뒤 다시 재검을 받아 4급 판정을 받았고 병무청은 공익근무요원 근무를 명령했습니다.

결국 A 씨는 2011년 입대했지만, 성 정체성을 이유로 집으로 돌아왔고 병무청도 군 면제 판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과정들을 모두 병역을 피하기 위해 꾸민 것으로 봤고, A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찰 측은 A 씨가 최초 징병검사 당시 정상 판정을 받았고, SNS에 군대에 가기 싫다거나, 남성성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동안 트랜스젠더 유흥업소에서 일했고, 주변에서도 A 씨를 여성으로 알고 있었던 점을 고려한 겁니다.

재판부는 또 "징병검사 당시 성 정체성이 주변에 알려질까 봐 밝히지 못했다"는 A 씨의 주장도 받아들였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