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차도면 유출…‘중국 TOP5’ 업체서 이미 써버려

현대기아차가 개발 중인 신형 자동차 부품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유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유출된 설계도면은 중국 자동차업체의 신차 개발사업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설계도면 등 영업비밀을 유출한 김모(34)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백모(34)씨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으로 유출된 부품 도면은 자동차 30종의 외장과 차체, 엔진을 구동하는 무빙 파트 등 200여건으로 현대차 측은 이로 인한 피해를 7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김씨는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인 A사에 다니다 퇴사한 이후 현대기아차그룹 전직 임원이 설립한 국내 업체인 B사에 근무하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B사는 중국 내 5위권인 한 자동차 제조사의 신차 개발사업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 기간에 김씨는 중국 신차 개발사업 설계 부문을 담당하면서 과거 자신이 근무한 직장 동료 9명으로부터 이메일과 메신저 등으로 부품 설계도면 등 현대기아차의 영업비밀 130여건을 입수해 업무에 사용했다.
경찰은 도면 유출에 중국 업체가 관여했거나 대가성 금품이 오갔을 개연성 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관련 증거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부품 설계도면을 유출한 업체는 또 있었다. B사의 설계용역업체 C사 대표 곽모(53)씨는 지난해 2월에서 10월사이 자신이 갖고 있던 현대기아차 설계도면 등 영업비밀 70여건을 B사의 내부 전산망에 올려 중국 신차 개발사업 담당자들과 공유하는 등 불법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동차 설계기술 등 중요 영업비밀이 국외로 유출되면서 사기업의 피해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국부 손실이 예상된다”며 “이런 영업비밀 유출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첩보 수집과 단속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