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EG 회장이 21일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는 정치권력에 관심이 없고, 나를 이용해 뭘 한다는 생각은 말도 안된다”며 자신을 둘러싼 정치개입설을 일축했다.
박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재판에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해 청와대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한 것’이라는 수사결과는 검찰의 추측일 뿐이라는 취지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작심한 듯 추가 답변을 자청한 뒤 “조 전 비서관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원래 정치권력 이런 것에 관심이 없고, 심하게 말하면 냉소적이다”며 “조 전 비서관도 그걸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저를 이용해 뭘 한다는 생각은 아주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관천 경정이 출세욕 때문에 잘 보이기 위해서 청와대 문건을 가져다 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며 “저한테 (인사청탁) 얘기해도 되지 않을거란 걸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조 전 비서관과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네거티브 대응팀에 있을 때부터 알았다”며 “당시 우리 부부에 대한 소문 등을 관리하는 일을 했는데, 그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간 뒤에도 다른 사람 대신 계속 같은 업무를 해줄 것을 내가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제시한 ‘청와대에서 유출된 17건의 문건’에 대해 대부분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다만 정윤회씨와 관련된 문건에 대해서는 “그가 별거를 했다거나 만나서 부탁을 하려면 7억원을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특이한 내용이 있어서 본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정윤회씨가 자신을 미행했다는 설에 대해 측근인 전모씨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한 점도 인정했다.
박 회장은 “박 경정이나 조 전 비서관 중 누구를 지명해 알아보라고 했다기보다는 이걸 내가 검찰이나 경찰에 (부탁)할 수도 없는 거니까 청와대에 관련된 사람, 정윤회란 사람이 있으니까 한번 확인해보라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경정이 미행설에 대해 조사했다고 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그를 한 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친인척이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조 비서관이 집사람이 변호사 일을 접는 게
박 회장은 앞서 4차례 증인소환에 불응해 구인영장이 발부됐다. 그는 이날 자발적으로 법정에 나오는 대신 동선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증인지원절차’를 활용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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