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항 직원 ‘안전 팽개치고 뇌물만 챙겼다’

SK인천석유화학의 부대시설인 SK인천항에서 수십억 원대 대형 금품수수 비리가 발생했다.
범죄 기간이 7년에 달하고 34명이 연루됐다. 특히 세월호 사건으로 해양 비리 수사가 정점에 달한 지난해에도 비리가 이어져 SK인천석유화학 직원·협력업체 등의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SK인천항에서 안전관리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이모씨(55)와 해운대리점 모 해운 대표 이모씨(55) 등 2명을 구속하고, 금품을 준 예·도선업체 대표 등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2002년부터 SK인천항 안전관리책임자로 일하면서 선박 입·출항 안전관리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2008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57회에 걸쳐 선박회사, 선박대리점, 하청업체로부터 8억407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자신이 원하는 업체로 대리점을 바꾸지 않은 선박에 대해서는 접안을 늦추고, 정박지에 머물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비리 고리는 이씨 뿐만 아니라 협력 업체와 그 아래 하청업체까지로 연결됐다.
선박대리점인 모 해운 대표 이모씨(55)는 SK인천항에 입항하는 유조선, 인천항에 입항하는 크루즈 여객선 등의 선박대리점으로 선정된 뒤 선용품 공급, 예선, 줄잡기, 급수, 폐기물처리 등의 업무를 특정업체에 주는 댓가로 하청업체들로부터 200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1475회에 걸쳐 14억 486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가운데 3억1550만 원은 안전관리책임자 이씨에게, 1억3026만 원은 우리나라에 입항하는 크루즈 여객선의 기항 업무를 총괄하는 D 선사 상무 조모씨(52)에게 건네졌다. 조씨는 모 해운을 선박대리점으로 지정해주는 댓가로 하청업체들로부터 결제대금 일부를 상납토록 하는 수법으로 2011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68회에 걸쳐 1억3026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화물검사, 하역안전 감독업체 대표 오모씨(46) 등 31해 하청업체 대표들은 이씨와 선박대리점 대표에게 입·출항 선박 관련 업무를 맡겨 달라며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SK인천항은 SK석유화학의 원유를 실은 배가 들어오는 부두로 SK인천석유화학의 부대시설이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