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도둑땐 괜찮았는데…소도둑되니 ‘덜미’

정해진 시간대에 푼 돈만 훔쳐 대부분 피해신고조차 당하지 않았던 좀도둑이 수백만원을 보고 욕심을 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22일 절도혐의로 배모씨(3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배씨는 최근 2년동안 심야시간대에 빈집이나 주인이 잠든 주택에 들어가 31차례에 걸쳐 1300만원을 훔친 혐의다.
배씨의 범행 수법은 독특했다. 일단 범행 대상으로 삼은 곳에 들어가면 가방이나 지갑에서 현금만 훔쳤다. 돈이 많더라도 평균 10만원 정도만 빼냈다.
가장 적게 훔칠 때는 3만원만 들고 나온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자신이 도둑을 맞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피해자 31명 중 대부분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범행시간도 오전 2시~5시30분으로 정했다. 그 외에 시간에는 절도행각을 벌이지 않았다.
이동 수단은 대포차를 이용했다. 범행장소는 CCTV 등 보안시설이 많은 아파트와 상가는 피하고 주택가만 털었다.
그러나 결국 배씨는 욕심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 18일 배씨는 전주시 완산구 완산동 황모씨(55·여)의 집에 들어갔다. 황씨의 손가방 2개에 450만원이나 되는 현금을 발견하고 그대로 들고 나왔다. 결국 황씨가 경찰에 신고, 대포차 추적을 펼친 경찰에 붙잡혔다. 이전 30차례에 걸쳐 턴 돈이 850만원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워낙 소액을 훔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대부분 신고하지 않아 장기간 범행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