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터지는 사건사고를 보면 세상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는 건 우리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 때문인데요.
35년 동안 폐품을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도운 할머니가 계십니다.
박유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위해 익숙하게 도시락을 싸는 한 어르신.
올해 80살의 황화익 할머니입니다.
황 할머니에게는 3년째 하는 복지관 봉사활동보다 더 익숙한 일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35년간 매일같이 해 온 폐품 줍기입니다.
1984년부터 만든 폐품통장이 어느덧 16개나 되는데, 통장에는 240원, 260원 그날그날 폐품을 판 돈이 찍혀 있습니다.
▶ 인터뷰 : 황화익 / 할머니 (80세)
- "힘은 들어도 (이렇게) 해서 아픈 양반들 찾아가 줄 때는 얼마나 보람되는지 몰라. 못할 땐 못하더라도 하는 데까진 하는 거지."
오늘도 빈 병과 깡통을 찾으러 어김없이 동네를 돌아봅니다.
▶ 인터뷰 : 김춘분 / 인근 상인
- "훌륭한 할머니라고 생각하고 진짜 존경스러워요.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에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모은 폐품을 집 옆 창고에 차곡차곡 쌓는 걸로 하루 일과가 끝납니다.
▶ 인터뷰 : 황화익 / 할머니 (80세)
- "이렇게 한 포대 해도 만 원도 안 돼. 티끌 모아 태산으로 저렇게 모아서 서너 달 되면 한꺼번에 싣고 가지."
장성한 자녀들은 한사코 말리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고 싶다는 할머니.
오늘 하루 사는 게 즐겁다는 할머니는 '늘 웃으면서 베풀며 살자'가 평생 신념입니다.
"즐겁게 살고 싸우지 말고 살아야지. 한 세상 길다면 길고 짧다면 잠깐이야."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
영상취재: 이재기,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