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대 졸업을 앞두고 있는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어느날 자신을 불러 아들과 결혼하고 싶으면 아들의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아주고, 대학원 진학도 포기하라는 등 어이없는 요구를 해 결국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는 한 20대 여성 직장인의 사연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친 빚 갚아주고 시집 오라는 남친 어머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으로 3년 동안 만난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보다 먼저 졸업해 직장생활을 하며 4000만원 가량을 저축했다. 내년에는 직장생활로 모은 돈으로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다. 남자친구는 현재 약학대 학생으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다. 학자금 대출로 1200만원 가량의 빚이 있는 상태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친구 어머니가 할 말이 있다며 이 여성에게 만나자고 불러냈다.
글쓴이는 “남자친구의 어머니 말씀을 요약하면 그동안 내가 모은 돈으로 남자친구 학자금을 갚고 결혼해라, 그리고 석사는 당장 필요한 게 아니라 네 욕심이니 다시 생각해라, 약사 남편을 얻을테니 나에게 꼬박꼬박 용돈을 챙겨줘야 된다는 것이었다”라며 “약사가 된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선자리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들이 자신을 좋아하니 만나보는 것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또 “남자친구는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면서 “동의한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뭐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일이 있고난 뒤 이 여성은 남자친구를 다시 만났다. 남자친구는 “어머니가 표현만 직설적인 것일 뿐 속은 여리다며 아예 맘에 들지 않았다면 ‘만나지 마라’고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대화 중에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어머니는 남자친구가 내년에 약사가 되면 입고 다닐 정장 셔츠와 신발을 사야 된다며 주말에 백화점을 같이 가자고 요구했다.
글쓴이는 “남자친구의 졸업식까지 계속 만난다면 그깟 셔츠 백장이라도 사주겠지만 아마 오늘이 이 남자와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게 마지막일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며 “어머니께서 힘들게 키우고 공부시키셨는데 저같은 공순이에게 푼돈에 넘기지 마시고 줄서서 기다린다는 공무원, 교사 분들께 제대로 값쳐서 장가보내라고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에게도 혼인신고도 하지 말고 애기도 당분간 낳지 마라면서 빚은 갚고 돈도 가져오고 석사는 하지말라는 게 우리가 진정 행복하게 잘 살길
네티즌들은 “학자금을 여자 돈으로 갚아주면 그게 어떻게 어머니가 아들을 약사로 키운 것인가”, “아들이 전재산인 집엔 시집가면 안 된다”, “누가 보면 약국 물려받는 줄” 등의 댓글을 달았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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