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용돈 10만 원 준 아내에 소송…"이혼하라”

【 앵커멘트 】
아내에게 한 달 용돈을 10만 원 정도만 받고 궁핍하게 생활하던 남편이 이혼 청구를 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이들 부부가 관계회복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직업군인으로 복무 중이던 이 모 씨는 지난 2010년 김 모 씨와 만나 결혼했습니다.

이 씨는 한 달 동안 일해 번 2백만 원을 아내에게 모두 가져다줬고,

아내는 이 가운데 10만~20만 원씩을 떼어 남편에게 용돈을 줬습니다.

하지만, 금액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에 이 씨는 근무 시간 외에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추가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결국, 감정이 상해 별거에 들어간 부부에게 금전적인 문제로 인한 위기는 또 찾아왔습니다.

갑작스런 구토 증상을 느낀 남편이 아내에게 병원비로 10만 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지만, 아내는 돈을 보내지 않은 겁니다.

결국 남편 이 씨는 법원에 이혼소송을 내고 위자료 5천만 원도 청구했습니다.

1심은 제출된 증거만으로 이혼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지만,

2심은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 났다며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아내가 경제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면서 남편과 시댁에 인색하게 굴고 배려가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편 역시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속으로 불만을 쌓아가다가 갑자기 이혼을 요구했다"며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