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강남 서초구에서 만취자가 대기 중이던 택시를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밤 10시 택시기사 천 모씨(45)는 양재동 대도식당 앞에서 차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때 만취한 피의자 A씨가 천씨에게 운행을 요청하며 다짜고짜 차 뒷자리에 탑승했다.
승차거부 시비로 이어질까 두려웠던 천씨는 차에 탑승하지 않은 채 뒷문을 열어 “운행하지 않는 중이니 하차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돌연 운전석 쪽으로 기어 넘어가 핸들을 잡았다. 당황한 천씨는 운전석을 열어 A씨를 끌어내려했다. 그러자 A씨는 가속 패달을 밟았고 좌측 백미러에 부딪힌 천씨는 그대로 뒤로 넘어져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
현장을 목격한 동료 택시기사 김 모씨(40)는 “만약 차 앞을 막아섰더라면 더 큰 부상을 당했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의 긴박함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GPS를 통해 택시를 추적, 교대 사거리 부근에서 차량의 앞을 가로막았다. 막아선 경찰차를 밀어내고 도주하려한 피의자는 택시 좌측 앞 범퍼에 손상
서초서 측 관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익일 오전까지 경찰에서 취조를 받았다”고 밝혔다. 피해자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묻자 ‘집에 빨리 가고 싶었다’며 ‘늦어서 얼른 집에 가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예 기자 /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