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4년이 된 서울 서대문의 한 아파트가 오늘 철거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안전진단 최하의 등급으로 철거 진단을 받은 지 8년만 인데요.
이런 붕괴직전의 아파트들이 곳곳에서 생명을 위협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철거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용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마흔네 살 된 아파트가 머리부터 뜯겨나갑니다.
낡은 콘크리트는 허물 벗겨지듯 떨어져 나가고, 그 사이로 말라비틀어진 철근이 보입니다.
붕괴 우려로 즉시 철거로 판명난 지 무려 8년이 지나 겨우 해체되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문석진 / 서울 서대문구청장
- "강제 이주가 쉽지 않았습니다. 설득보다는 행정 명령으로 최종적으로 이주했고요."
붕괴위험에서 벗어난 철거민들은, 자기 명의의 집을 잃게 돼 못내 미련을 떨치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금화시범아파트 철거민
- "저희는 아무런 보상 없이…10원짜리 하나 못 받고 나온 거예요."
넉 달 만에 다시 찾아간 또 다른 붕괴위험 아파트엔 여전히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스카이아파트 입주민
- "절대 그렇게 안 나가 곡괭이로 달려들어도 안 나가. (그래도 위험하잖아요.) 위험하면, 나가서 죽으나 여기 앉아서 죽으나 마찬가지지. 이거 내 명의의 집인데…."
▶ 스탠딩 : 김용준 / 기자
- "사람이 살면 안 되는 즉시 철거, 즉각 보강 보수해야 하는 이런 재난위험시설은 서울 100여 동, 경기에 120여 동, 전국에 280여 동이 있습니다."
보상을 둘러싼 갈등속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파트에서 주민들은 하루하루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용준입니다.[kimgija@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