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때려 숨지게 한 60대에 감형…왜?

【 앵커멘트 】
바람을 피운다며 70대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60대 여성에게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가 적용돼 징역 7년으로 감형됐습니다.
폭행에 사용한 프라이팬을 살인 도구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구리의 한 주택.

지난해 9월 부부싸움을 하던 65살 임 모 씨가 71살 남편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무려 5시간동안 프라이팬 등으로 마구 폭행한 겁니다.

온 몸에 상처를 입고 쓰러진 남편은 결국 피를 많이 흘려 집안에서 숨집니다.

재판에 넘겨진 임 씨에게 1심 재판부는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1심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보다 3년 줄어든 징역 7년을 선고한 겁니다.

핵심은 바로 폭행에 사용한 도구.

부인 임 씨가 남편에게 휘둘렀던 효자손이나 플라스틱 빗자루, 프라이팬 등은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힐 정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또 숨진 남편이 피를 많이 흘린 건 이미 있던 상처를 꿰맨 실이 터진 탓이라고 봤습니다.

부인이 남편을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겁니다.

법원의 판단으로 형량은 줄었지만, 한 노부부 의 비극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