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상 타결, 홍용표 통일부 장관 ‘브레인’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뚝심’의 조화
[김조근 기자]남북 협상 타결의 뒤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뚝심'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브레인'이 환상의 콤비를 이룬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66세인 김 실장은 15년이나 어린 홍 장관과 호흡을 맞춰 북측 대표로 나선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대좌했다.
김 실장과 홍 장관은 이번 마라톤 협상에서 북한이 지뢰도발사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등 남북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에도 흔들림 없이 북측을 설득해 결국 북한 측으로부터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다.
↑ 남북협상 타결, 홍용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
김 실장이 자신감을 갖고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특유의 뚝심에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에 발탁된 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총 3년반 동안 국방업무의 수장으로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방부 장관이 새 정부에서도 유임이 된 것은 국방부 창설 이후 처음이었다.
김 실장은 지난해 6월 국가 안보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이번 협상의 북측 카운터 파트로, 동갑내기에 '구면'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나섰다는 사실도 김 실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처음 만나 오찬을 함께 하고 협의를 갖는 등 탐색전을 가진 바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시작할 때에도 환하게 미소를 주고 받으며 악수를 하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여기에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인 홍용표 장관의 '브레인'이 김 실장의 '뚝심'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올해 51세인 홍 장관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통일 분야 '브레인'으로 통한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외교·국방·통일분과의 실무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산하 통일비서관으로 근무했다.
특히 지난해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내세울 때나 3월 독일 방문에서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할 때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에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을 거치지 않고 파격적으로 두 단계 건너뛰어 통일부 장관으로 직행해 주목을 받았다.
홍 장관은 이번 접촉에서 노련한 협상가인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등에 맞서 논리 정연하게 북한의 DMZ 지뢰도발과
정부의 한 소식통은 "달변인 홍 장관이 논리적으로 북측의 부당함을 추궁하자 북측 대표단이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며 홍 장관이 공격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음을 시사했다.
남북협상 타결, 홍용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김조근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