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주홍콩 총영사관 총영사
전) 국정원 제 1차장
-앵커
우선좀 궁금했던 게 이번 회담 협상단이 무려 30명으로 구성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인원이 필요한 겁니까?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왜 그러느냐 하면 어떤 회담이든지간에 회담 전략을 시시각각 변하는 회담 상황에 맞게 지원을 해 주는 실무 전략 요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남북 회담과 관련돼서 우리 국내에서 최고의 북한 전문가들이 전략 지원 요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조금 궁금한 건 어차피 우리 측 대통령이나 북측 위원장이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하는데도 또 이렇게 바로 필요한 건지.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그렇죠, 이제 전문가 입장에서 회담을 보는 것하고는 최고 통치자 입장에서 회담을 보는 것 하고는 사안에 따라서 상당히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회담 전문가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대통령이 아무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본다 하더라도 전략 요원들이 아주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게 합의문에 북측 이름으로 해서 사과,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입니다. 물론 다른 얘기도 좀 있지만 어떤 의미를 둘까요?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그만큼 이제 주어를 북측으로 하는 것을 북한이 수용할 정도로 북한 측 입장이 굉장히 다급해졌다. 그래서 자기네가 군사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자기가 조성한 의도대로 가지 않기 때문에 바로 이렇게 협상 국면으로 태도를 돌변시켰다. 그래서 자기네들 주어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받아들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좀 아쉬운 게 있습니다. 우리 측이 어떻게 보면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뭐 5.24 조치 해제나 재발 방지 이런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를 명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남아요, 그럼.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바로 그것 때문에 국내에서도 논란이 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본래 이제 우리는 이번 사건이 지뢰 도발에 따른 그런 사과와 시인 그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는데 북한은 처음부터 이건 자기네가 한 게 아니고 한국이 조작한 거 아니냐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이 사건의 실체의 주어로 재발 방지를 약속할 수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자기네들이 안 한 것을 안 하겠다고 하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억지 주장으로 일관하다 보니까 본래부터 북한은 이상한 협상 상대거든요. 그래서 이상한 성격을 그냥 용납해 주자, 이번만큼은. 그래서 그냥 넘어가서 다친 군인에 대해서 유감 표명하는 것으로 일단 수위 조정을 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북에 돌아가자마자 지금 뭐 물론 모두가 다 자기 이익대로 아전인수 격으로 받아들이고 얘기를 한다고 하지만 남측이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 상대를 자극했다, 이렇게 또 대놓고 얘기를 하단 말입니다. 지금 어떻게 보면 잉크도 마르지 않았어요.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그렇죠. 왜냐하면 채 24시간이 안 됐거든요. 17시간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빨리 돌변하는 태도이지만 사실 이거는 갑자기 돌변한 게 아니라 본래 자기네 시간을 써왔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네가 저지른 사건을 두고 타협을 하면 우리가 잘했다고 지금 국내에서 많은 환영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황병서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히 불안한 거예요. 왜냐하면 김정은한테 지금 충성을 다해서 협상문을 받아왔습니다. 이렇게 보고를 해 왔는데 국내외에서 지금 한국이 잘했다, 이렇게 나오니까 어, 이거 김정은이한테 충성 맹세하는데 지장이 생기네? 이래서 다시 자기네가 잘했고 이 사건은 한국이 조작을 한 것이고 자기네가 아무런 관계 없다, 이렇게 발뺌하는 전략으로 다시 일관성 있게 나가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돌아와서 보니까 지금 밖에서 해석하는 게 자기네가 좀 불리하게 느껴지니까.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굉장히 불리한 거죠. 그래서 지금 놀라서 하루나 일주일도 아니고 불과 한 17시간 만에 이렇게 상투적인 그런 협상, 진면목을 부인하고 나온 것은 굉장히 이것도 이례적이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네, 그런데 사실 북한이 보여준 행테를 보면 말을 금방금방 바꾸거나 행동을 바꾼 게 많습니다. 그럼 이번 합의문은 또 어떻게 갈까?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바로 그걸 염려해서 저도 항상 얘기가 북한의 상투적인 이런 도발과 협상과 이익 챙기고 다시 위협을 하고 이것이 북한 체제가 가지고 있는 속성이에요.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번도 진정으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북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힘에 부치니까 다시 언론 타협을 했거든요. 타협하고 나니까 이게 대내외 정세가 자기네한테 또 불리하게 간 거예요. 이걸 뒤집어 엎어서 이거 안 한 것이다 또 이렇게 강력 주장해서 만약에 자기 뜻대로 후속 회담이 지금 많이 있지 않습니까? 당국 회담, 이산가족 회담, 또 교류와 협력 관련 회담, 이런 게 다 있는데 여기에서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이 판을 다시 뒤집어 엎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바로 하루도 안 돼서 이렇게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렇게 다시 한 번 한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렇게 봐야 합니다.
-앵커
그럼 마지막으로 냉정하게 손익계산서를 좀 우리가 따져볼까요? 어디가 더.
=전옥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이제 큰 틀에서 보면 지역적으로 보면 사과가 아니고 유감 표명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국민이 조금 아쉽고 불만스러운 면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어디까지나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우리는 남북 관계를 대화의 국면으로 바꿔서 평화도 관리하고 큰 틀에서의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는 게 큰 틀에서는 더 이익스러운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아무리 점수가 안 돼도 51:49로 우리가 유리하게 이 회담을 끌고 갈 수 있고 우리가 앞으로는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얘기하는 남북 관계의 순익을 살릴 수 있는 그런 국면 조성에 우리가 더 이니셔티브를 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번 회담 같은 경우에는 우리 국민이 아주 전폭적으로 지지를 했어요.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우리 우방국에서도 아주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미군까지 다 동원해서 대북 억제를 행사하겠다는 것을 김정은한테 확실하게 보여줬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도 굉장히 우리한테 큰 수확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