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우고 처자식 내쫓은 남편…법원 "이혼 안돼"

【 앵커멘트 】
가출해 다른 여성과 동거하며 아이까지 낳은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했는데요.
법원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남편의 이혼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시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여성 김 모 씨.

심지어 남편은 가출해 다른 여성과 동거하며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병든 시부모를 수시로 문병하며 관계를 회복해 돈독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위독해지자 가출했던 남편이 갑자기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내와 자녀가 살던 아파트는 경매에 넘겼고, 아버지가 사준 아내의 차량까지 견인해갔습니다.

하지만, 1, 2심 모두 남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혼인 파탄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법원의 기존 유책주의 판례에 따른 겁니다.

남편은 "선진국에선 결혼생활이 파탄 나면 책임과 상관없이 이혼을 인정하는 파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무단가출해 혼외자를 낳고도 20년 넘게 산 집에서 나가라는 건 부양의무와 성실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1965년 선고 이후 50년째 유책주의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오는 15일 다시 한 번 파탄주의 채택 여부를 선고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