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각 대학에서는 기숙사 확충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교의 계획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안암동의 고려대학교 캠퍼스.
캠퍼스 뒤편에 위치한 개운산에 한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대학에서 새로 기숙사를 짓는다는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최경일 / 서울 종암동
- "산 망가뜨리지 말고, 이대로 놔두자 이거죠. 자연은 손대지 말라고."
녹지만큼이나 생계 문제도 공사 반대의 큰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송금순 / 서울 종암동
- "여기서 월세 조금 나오는 걸로 두 노인네가 사는데, 기숙사 지으면 주민들 생계가 어렵잖아요."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자, 지난해 공사를 시작하려던 학교 측의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민원이 많으니까, 고려대에 그런 사항을 참고해서 의견을 다시 한번 내달라."
정작 애가 타는 학생들은 하루빨리 공사가 이뤄지길 바라는 입장.
▶ 인터뷰 : 박세훈 / 고려대 학생
- "대부분 학생이 용돈을 받아서 생활하거나 과외로 생활을 이어나가는데, 주거비는 부모님께 부담을 지우는 상황인데요."
고려대의 경우 전체 학생 중 지방학생들의 비율이 약 30%인데,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전체학생의 10%가량뿐입니다.
이화여대와 경희대도 주민들 반대로 기숙사 신축 공사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전국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이 20%를 밑도는 상황에서,
학생과 주민들의 편의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