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가입자 ‘교통사고 사기 한통속’

보험설계사가 가입자와 짜고 고의 교통사고로 나온 보험금을 챙기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7일 조 모씨(여·44)등 보험설계사 6명과 가입자 3명 등 9명을 사기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지난해 9월께 보험가입자 송 모씨(여·44)와 짜고 보험사의 승인 없이 교통사고 위로금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보험상품의 지급한도를 바꾼 뒤 경기도 이천의 한적한 시골길 가드레일에 고의로 부딪힌 뒤 병원에 입원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조씨는 올해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5800만원의 보험금을 불법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조 씨는 이천시에 있는 보험회사 사무실에서 동료 설계사인 원 모씨(여·41), 유 모씨(여·47)와 짜고 유 씨의 자택 마당에서 조 씨가 운전하고 원 씨가 동승한 차량으로 후진하며 유 씨의 차량을 일부러 들이받는 등 자작극을 벌였다. 조 씨는 이 자작극을 통해 381만원, 동승한 원 씨는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128만원을 각기 받아 챙겼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5개월 동안 고의사고를 낸 뒤 경찰에 사고를 신고하지 않고, 운전자를 바꿔가며 보험처리를 해 경찰과 보험사의 눈을 속이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목격자나 CCTV가 없어 사고가 나도 검증이 어려운 한적한 시골길에서 사고를 내거나 경미한 접촉사고에도 입원치료를 해 보험금만 타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와 보험상품을 잘 아는 설계사가 주도한, 회사 입장으로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라며 “급조한 교통사고에 대해 동승자들이 서로 말이 달라지는 등 허점을 보여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