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의 생사 여부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혀온 조씨의 조카 유모(46)씨가 2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대구시 동구 효목동의 한 사무실에서 유씨가 책상 의자에 앉은 채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유씨에게서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진술 등을 바탕으로 유씨가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를 남겼는 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숨진 유씨는 2008년 12월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직접 돕고, 조씨와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유씨는 최근 조희팔의 2인자 강태용(54)이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뒤 주변에 “많이 힘들다”는 등의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유씨의 시신이 옮겨진 병원에는 유족들이 모여 검찰과 경찰이 진행 중인 조희팔 수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한 유족은 “경찰이 재수사 들어간다고 해서 죽었다”며 “(숨진 유씨가)화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2008년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그는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당시 경찰은 조씨 사망 근거로 사망진단서, 화장증, 장례식 동영상 등을 제시했으나 DNA 확인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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