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능이자 유일하게 한 해 두번 치러졌던 1994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성적 데이터 가운데 수험생의 출신 학교 자료가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남아 있는 자료도 전산화되지 않은 채 서류로 보관되고 있어, 입시 제도 개선 연구 등에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수능 시험날이 되면 온 나라가 들썩이고 수능 난이도와 학교별, 지역별 성적 차이에 따라 집값이 오르내릴 정도로 수능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지만 정작 수능 기록물 관리는 허술하게 방치돼 있는 셈이다.
2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994학년도 수능의 성적 자료 중 수험생의 출신 고교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평가원이 보관하고 있는 성적일람표를 매일경제가 직접 확인한 결과 수험생의 수험번호와 이름, 주민번호, 원점수와 백분위 성적이 기록돼 있지만 수험생의 출신 학교에 대한 정보는 숫자 코드로만 적혀 있었다. 하지만 숫자 코드에 해당하는 학교가 어느 학교인지에 대한 정보는 평가원이 갖고 있지 않아, 수험생들에게 일일히 확인하지 않는 한 출신학교는 알 길이 없다.
출신학교 정보는 지역별, 학교별 수능 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이에 대한 분석이 입시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이 정보가 통째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평가원은 이 자료가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가원은 수험생의 출신 고교 정보를 평가원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교육평가원’이 갖고 있다가 교육과정평가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으로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첫 수능을 실시한 후 그 자료를 보관하고 있던 국립교육평가원이 해체되고 1998년 교육과정평가원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1998년 1월 현 평가원 설립 당시 1994학년도 2차례 수능의 전산화된 성적 자료는 인계되지 않았다”며 “유실된 부분이 다른 기관으로 인계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래 전 일이고 당시 국립교육평가원에서 재직했던 직원은 현재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경위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시험의 기록물이 유실되는, 있을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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