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의 다단계 사기를 설계한 혐의로 구속된 배상혁(44)이 조희팔의 지시로 전산시스템을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27일 “배씨가 경찰의 압수수색 직전 조희팔의 지시를 받고 전산 기록을 없앴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씨가 2008년 10월 전산실 서버에 대해 경찰의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고 전산 시스템 파기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당시 조씨 사건을 수사한 현직 경찰관 4명과 전직 경찰관 1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지만 추가 연루자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경찰관들은 당시 조씨의 측근 강태용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된 정모(40)전 경사의 직속 상관들이다.
조씨는 또 압수수색을 당하기 하루 전 권모(52) 전 총경 등을 만나 수사 무마 대가로 금품을 건네며 대포폰을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대구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이던 권 전 총경은 조씨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이와 함께 배씨는 삭제한 자료와 은닉자금 여부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생사와 관련해서도 “뉴스를 보고 죽은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배씨에 이어 제2대 전산실장을 지낸 정모(52·여)씨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강태용의 지시에 따라 투자금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정씨는 투자자들에게 지
경찰 관계자는 “조씨 일당의 업체를 2008년 압수수색하기 직전 수사 정보가 누출된 부문에 대해 또다른 비호세력은 없었는지 계속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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