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치과에서 일하는 김 모씨(28)는 최근 당혹스런 경험을 했다. 진료를 받으러 온 초등학생이 자신에게 욕설을 하며 심지어 부모에게 “저 XX 죽여줘”라고 고함을 지른 것. 초등학생 환자의 욕설보다 더욱 황당한 것은 부모의 태도였다. “죄송하다”는 사과는 커녕 오로지 아이 달래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김 씨는 “내원하는 어린 환자 열에 둘 셋은 떼를 쓰거나 소리를 지르는데 부모들이 갈수록 교정이 필요한 자녀 태도를 방관하며 감싸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내 자식도 이럴까?” 저출산·고령화시대에 한 자녀만을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최소한의 예절조차 교육받지 못한 이른바 ‘골드키즈(Gold Kids)’가 늘고 있다.
골드키즈는 외동으로 태어나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받는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로, 배려심이 없는 세대로 이들이 자라나면서 각종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염려다.
골드키즈와 해당 부모들의 이른바 민폐 사례는 이미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쟁 거리다.
일정 연령 이하의 아이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 카페나 음식점이 증가하면서 찬반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우아한 일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수백 개의 추천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백화점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와 중년부인이 부딪혔는데 아이 엄마가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며 오히려 따지자 “애는 그럴 수 있지만 (부모인) 당신이 그러면 안 된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이 글이 퍼지면서 버릇없이 자란 아이와 무개념 부모 사례를 공유하는 댓글 100여개가 달리는 등 인성교육이 사라진 현 세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뜨거웠다
서울 양천구의 한 유치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이 모씨(27)는 “간간히 배려심이 부족하거나 폭력성을 보이는 아이들이 눈에 띄지만 ‘내 자식은 괜찮다’며 이를 회피해버리는 부모들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
이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자녀가 저지른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지 않는 부모를 겨냥한 ‘맘충’ 등 사회적 혐오감을 담은 신조어마저 생겨날 지경이다.
전문가들도 부모들의 맹목적인 ‘당근식 교육’이 중국에서 사회병리현상으로 문제가 됐던 ‘소황제’ 현상으로 재연되고 있다고 걱정한다. 소황제는 중국의 ‘한가정·한자녀’ 인구정책 여파로 대도시에서 1980년대에 외동으로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높은 소비수준과 사회활동으로 중국의 떠오르는 소비계층이지만 과보호를 받으며 자라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인이 돼서도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저출산으로 아이 한명에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즉시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욕구지연능력 결핍을 초래해 아이들의 윤리적인 판단력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한자녀 시대가 심화할수록 더욱 가정 내 1차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대가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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