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와 진급시험 등에 많이 쓰이는 토익(TOEIC) 시험이 내년 5월부터 확 바뀌게 된다. 단순한 문제는 줄어들고 대화 속과 지문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질문이 나오게 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시험자들은 어렵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토익 주관사인 미국 ETS사는 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5월 29일 시험부터 적용될 신(新) 토익 문제 유형을 공개했다. 이로써 토익은 지난 2006년 5월 한 차례 변경된 유형을 도입한 이후 10년만에 새롭게 바뀌게 됐다 ETS의 수전 하인스 . 토익시험 개발 담당자는 “유형이 달라져 처음엔 다소 어렵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대화문 길이도 짧아지고 간단해지는 만큼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그러나 난이도, 전체문항수, 성적체계, 문제수준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듣기영역에서는 사진묘사(파트1)과 질의응답(파트2)의 문항수가 각각 10문항에서 6문항, 30문항에서 25문항으로 줄어든다. 훨씬 짧은 대화를 듣고 문제를 푸는 파트3의 문항수는 30문항에서 39문항으로 늘어난다. 또 파트3의 대화문은 기존 2명에서 3명 이상의 화자가 등장하며 생략형(going to→gonna 등) 단어가 포함된다. 도표나 그래픽 등의 시각 정보를 보고 대화나 설명문과의 연관 관계를 파악하는 문항도 추가된다. 대신 기존 시험과 동등한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주고받는 대화 길이를 줄이기로 했다. 시각 정보가 출제되는 문항의 지문 길이도 짧고 간단하게 출제되며 대화문에 등장하는 단어 수에도 제한을 두기로 했다.
읽기 영역인 ‘독해(파트 7)’에는 기존의 신문·광고·전자메일 등과 더불어 여러 명이 참여하는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 대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스마트폰 속 화면이 지문으로 추가된다. 또한 지금까지 2개의 지문이 제시돼온 ‘2중 지문’이 최대 3개의 지문이 제시되는 ‘복수 지문’으로 바뀌어 연계 지문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깊이 묻는다. ‘장문 공란 메우기’(파트 6)는 지문과 함께 배치돼 지문을 읽으면서 문제를 풀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지문과 문제를 분리해 지문을 먼저 읽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배치 형태를 변경했다. 수험자의 지문 흐름 이해도를 파악하기 위해 주어진 문장의 적절한 위치를 찾는 문제와 지문 중간에 들어갈 맥락에 맞는 문장을 찾는 문제도 새롭게 등장한다. 공란을 비워두고 알맞은 문법이나 어휘를 묻는 ‘단문 공란 메우기’(파트 5)는 기존 40개에서 30개로 10개가 감소해 이번 유형 변경에서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수험자가 받는 최종 성적표에도 변화가 생긴다. 듣기 영역에서 수험자가 화자의 의도나 암시하는 바를 잘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을 추가했다. 이로써 기존 4개로 구성된 평가 항목이 5개로 늘어난다. ETS사는 일상생활과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용되는
하지만 이번 개정에서 990점 만점의 점수 체계와 시험시간(총 120분), 총 문항 수(총 200문항)는 그대로 유지된다. 듣기와 읽기 영역 문항 수도 각각 100문항으로 변동이 없다.
[강봉진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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