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입증 어려운 지하철 성추행, 결국 처벌 밖에 없나?

“얼마전 지하철에 탔다가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어요. 성추행 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렇게 됐는데…, 정말 억울해요. 결국 처벌되는 건가요?”(포털에 올라온 사연)
누구나 한번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사람들에게 밀려 의도치 않게 신체 접촉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현행범으로 체포돼 어쩔수 없이 법정에 서기도 한다.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현행범으로 체포되면 혐의를 벗기 어렵다. 뒤늦게 무죄선고를 받아도 후유증이 따른다.
만원 지하철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수 없는 신체 접촉에 대해 불쾌감은 갖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가벼운 신체 접촉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반면, 때로는 작은 신체 접촉으로도 큰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 직면하면 성추행범으로 처벌을 받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실제 법률사무소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누명을 써 경찰 조사를 받고 고민을 토로하는 남성들이 적지않다고 한다. 성범죄의 특성상 가해자의 주장보다는 피해자의 주장에 치우쳐 수사가 진행되고 유죄가 인정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오해를 받았다면 무죄를 적극 주장하는 것외에 마땅한 방법은 없다.
성범죄 전문 한 변호사는 “공공밀집장소에서 성추행은 피의자의 고의성 유무가 범죄 성립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며 “따라서 수사과정 초기부터 고의성이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적극적인 혐의 부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하철 성추행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경우가 많아 혐의 부인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