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로봇이라며 보조금 받아가더니 ‘수입 완제품’

자체 기술로 무인 수난구조 로봇을 개발한 것처럼 속여 수억원의 정부 출연금을 타낸 대표가 구속됐다. 이 회사 대표는 사실상 미국의 완제품 로봇을 수입해 조립한 뒤 증빙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정부로부터 개발비를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자사 기술로 무인 수난구조 로봇을 개발한 것처럼 속여 정부 출연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K(41)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 2013년 중소기업청에서 시행한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 주관업체로 선정됐다. 그러나 K씨는 미국의 무인 수난구조 로봇의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고는 마치 자사 기술로 만든 것처럼 증빙서류를 허위로 작성, 제출해 기술혁신과제 개발비 명목으로 보조금 4400만원을 편취했다. 특히 무인 로봇의 자체 연구 개발 능력이 없는데도 지난해 12월까지 중소기업청 등 3개 기관으로부터 로봇과 관련한 개발사업을 하겠다고 속여 2년동안 2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K씨는 스스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미국산 로봇’을 2013년 해경 등에 시연해 보이고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K씨는 편취한 보조금 중 2억2000만원은 개인 명의 건물 신축공사에 쓰는 등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K씨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준 전문대학 교수 등 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