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출제위원들도 사실상의 한 달 남짓한 ‘감금생활’에서 벗어나게 된다.
수능은 비행기 이·착륙 시간도 조절할 만큼 국민의 관심이 많은 사안인 만큼 출제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보안이 유지된다.
1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출제를 위해 출제·검토위원 500여명과 보안·의료·조리 등 관리인력 200여명 등 약 700여명이 투입됐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출제 오류 문제가 불거지면서 올해는 검토위원과 출제위원이 예년보다 증원됐다. 영역별로 4∼6명 정도의 인원이 보강됐다. 출제위원장과 동등한 위치의 검토위원장이 새로 생겼고 일부 과목은 출제기간도 연장됐다. 검토위원과 출제위원에 교사의 참여도 확대됐다.
출제위원들은 약 한 달 전인 10월 10일부터 강원도의 모처에서 합숙을 시작했다. 합숙소 위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며 위치도 매년 바뀐다.
휴대전화와 팩스 등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통신수단은 사용할 수 없다. 인터넷은 과거 간접 검색만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보안요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항과 관련된 내용은 직접 검색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시험정보를 적은 종이를 밖으로 던져 유출하는 일을 막고자 합숙장소는 펜스로 둘러싼다. 창문 역시 방충망이 고정돼 환기만 할 수 있을 뿐 열 수는 없다.
출제위원들은 출제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외부로 알리지 않는 것은 물론 출제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사실 자체도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다.
합숙 기간 외부 출입은 금지된다. 다만 부모상(喪) 등 긴급한 상황에 한해 보안요원의 동행 아래 며칠 외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올해는 이런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위원들은 입시서적과 문제지, 교과서, 참고서 등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공한 수천 권의 책을 보면서 비슷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출제위원들은 이날 오후 5시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출제본부에서 제공한 버스 편으로 합숙소를 떠나는 것으로 한 달간의 ‘감금생활’을 마무리한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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