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지자체들이 수십억원을 들여 경쟁적으로 건조한 거북선들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들 지자체들은 수년전 드라마나 소설로 ‘이순신 신드롬’이 일자 무분별하게 관광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면서 지금은 대표적인 지자체 예산 낭비사례가 돼버린 것이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경남 사천시의 경우 지난 2001년 거북선형 유람선(69t)을 8억7000만원을 들여 98명 승선 규모로 건조해 삼천포 유람선 협회에 임대해 지난 2008년 5월까지 운영했다. 그러나 중대형 유람선이 건조되면서 경쟁에 밀려 8년동안 고작 8500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후 시는 공개매각을 위해 최근까지 약 7년동안 20여차례의 입찰을 벌였으나 응찰자가 없어 입찰예정가가 8400만원까지 떨어졌다. 사천시는 지난 2012년에도 10억원을 들여 거북선 (90t)을 건조해 삼천포대공원에 전시했으나 한해 1000만원의 운영비가 들면서 수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지난 2011년부터 강구안 앞바다에 거북선 3척과 판옥선 1척을 전시해 관광객들의 볼거리로 활용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11년 통제영 거북선(284t)과 전라좌수영 거북선(284t)을 29억원을 들여 건조했고, 지난 2005년엔 서울시로부터 한강거북선을 무상임대에 들어왔다. 또 경남도가 지난 2011년 수입산 목재 사용 논란을 일으킨 19억원 들여 건조해 양도받은 판옥선 등 총 4척을 통영시가 통영관광공사에 위탁해 운영중이다. 이들 거북선의 입장료 수익은 지난해 기준 2억8000만원을 거뒀으나 운영비 수리비 등이 한해 1억2500만원 가량 들어갔다.
거제시도 지난 2013년 조선해양문화관과 옥포항에 각각 112t 규모의 거북선 2척을 27억여원을 들여 전시해 위탁운영하고 있으나 한해 운영비만 3000만원이 지출되는 등 수익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선박의 감가상각비를 감안하고 향후 노후화에 따른 수리비까지 포함하면 대부분 지자체들이 건조한 거북선이 적자인 셈이다.
전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남개발공사가 해남 우수영에서 운영하는 거북선은 2008년 44억원이 투입됐다. 매년 3억5200만원이 투입되지만 승선인원은 매년 7000명 수준에 불과해 3억원이 적자다. 전남 나주시에서 운영하는 황포돗배도 매년 적자다. 매년 5억원정도가 투입된다. 첫 운영한 2
경남도 관계자는 “대부분 남해안 기초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거북선을 건조한 시기는 3~5년 전 ‘이순신 열풍’이 불던 시기였다”며 “지금은 대부분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 애물단지가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진주 기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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