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이공계열을 중심으로 책 제목만 바꿔서 마치 새 책인 양 출간하는 이른바 '표지갈이' 행태가 수십 년 넘게 이어져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신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표지갈이' 사건이 이공계에서 횡행한 이유는 간단하기까지 합니다.
표지갈이를 한 책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만큼 소규모로 출판했고 주로 대학 구내에서 판매했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교수가 추천하는 교재를 구입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굳이 다른 책을 살 이유도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찬동 /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제팀장
- "(교수 사회의) 획일적인 기준에 따른 연구 실적 같은 것들을 학교에서 요구하니까 그 실적을 채우기 위해 잘못된 관행들이…."
대학 교수들은 쉬쉬하면서도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깁니다.
▶ 인터뷰 : '표지갈이' 의혹 대학의 교수
- "교수사회라는 게 그렇잖아요. 괜히 잘못 얘기했다가는…."
믿었던 교수한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안 학생들은 배신감이 치밀어 오릅니다.
▶ 인터뷰 : '표지갈이' 의혹 대학교 학생
- "괜히 교수님들 돈 많이 버는 데 이걸로 또 돈 버는 것 같은 그런 생각도 하죠."
잘못된 걸 알면서도 대학과 교수, 출판사가 눈을 감는 사이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