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재산 횡령’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 집행유예 2년

10억원이 넘는 학교법인 재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희(66) 건국대학교 법인 이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하현국)는 4일 “오랜 기간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적법하게 자금을 집행해야 함에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김 이사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07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학교법인 소유인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팬트하우스에 거주하며 인테리어 비용 등 11억4000여만원을 학교법인 재산으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해외출장비 1억3000여만원과 판공비 2억3000여만원을 개인 여행비용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도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이사장에 대한 공소사실 가운데 판공비와 해외출장비의 일부인 1억3000여만원에 대해서만 횡령을 인정했다. 김 이사장이 다섯 번의 해외여행 동안 사용한 출장비 5300여만원과 이사장 판공비 8400여만원을 딸의 대출금 상환에 썼다는 공소사실만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기간 판공비 신청이 평소보다 1.77배 많았던 점으로 보아 개인적으로 횡령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펜트하우스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서 재판부는 “여러가지 증거상 주로 공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간다”면서도 “피고인이이 가회동 자택에서 거주한 점 등 관련 정황들을 고려해봤을 때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교육부는 건국대학교에 대한 회계 감사를 실시하고 사립학교법 위반과 횡령·배임 혐의로 김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학교법인 자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김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10월 26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2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연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