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조 전 회장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창립 멤버로 ‘붉은 신호면 선다’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운다’는 원칙·품질 우선의 경영철학을 확립한 인물이다. 이 전 회장 재직시 LG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전자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유수 다국적 업체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전 회장은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1958년 금성사를 공동 창립해 금성사 사장, LG전자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LG그룹의 전자사업을 이끌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위원장, 한·독 경제협력위원장, 한국가전산업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전자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기여했다.
이 전 회장은 LG전자만의 고유 용어인 ‘노경(勞經) 관계’를 창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노사라는 말이 대립, 수직적인 의미로 읽혀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노‘와 ‘경’이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고인은 LG인화원장을 끝으로 199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80여억원을 한국 실학 연구 단체인 실시학사에 기부했다. 실시학사는 이후 공익재단으로 전환해 고인의 호를 딴 ‘모하 실학논문상‘을 제정해 2011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상대학교에 경상우도 전
유족으로는 부인 권병현씨가 있으며 장례식은 LG전자 회사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오는 9일 수요일 오전 7시에 영결식 후 경기도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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