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때 혼자 과음하다 사고, 대법 "산재 아냐"

【 앵커멘트 】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회식 많이들 하실 텐데요.
회식 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의 산업재해 판단이 그때그때 다르다고 하는데요.
먼저 부서 회식 때 술을 강권하지 않았는데도 혼자서 과음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을 한민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회사원 47살 김 모 씨는 2012년 고깃집에서 회식을 한 뒤 2차로 노래방에 갔습니다.

노래방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화장실에 가려던 김 씨.

만취한 상태라 비상구 안쪽에 있는 창문을 화장실 문으로 착각해 열고 들어가다 4층 높이 건물 밖으로 떨어져 골반 등을 크게 다쳤습니다.

김 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2심은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2심은 "1차 회식 때 마신 술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보이고, 회식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과음한 것이지, 김 씨가 자발적으로 과음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다시 뒤집혔습니다.

김 씨가 다른 직원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고, 팀장도 술잔을 돌리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 인터뷰 : 김선일 / 대법원 공보관
- "회식 중이라도 누가 강요하지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과음해서 일어난 사고는 산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대법원은 회식 중 일어난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려면, 사업주가 음주를 강요했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myhan@mbn.co.kr ]

영상취재: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