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으로 대기업 공채가 끝난 직후에 공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뽑아놔도 6개월도 안돼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고 기껏 키워놓아도 6,7년차 쯤 되면 대기업으로 이직해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배찬효 동화엔텍 선임연구원)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동화엔텍은 35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선박·플랜트용 열교환기 제조업체다. 이 분야에선 세계 5대기업으로 꼽히는 ‘히든챔피언’이지만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인력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연구인력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까닭은 석·박사급 연구인력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 때문만은 아니다.
국가산업융합진흥센터가 최근 중소·중견기업과 석·박사급 고급인력과의 연결을 위해 실시한 ‘네트워킹 데이’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석·박사 학생의 78%는 ‘중소·중견기업 취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중소·중견기업에 일하고자 하는 고급 인력들의 일자리 수요가 많지만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해 기업은 인력부족에, 학생들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연구인력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16개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10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제1회 대한민국 연구인력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중소·중견기업 100곳과 5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참여해 질좋은 일자리와 고급인력을 이어주는 행사다. 박람회에서 연구인력을 채용한 기업들에는 채용 인원 1인당 최대 3년간 인건비의 약 50%에 해당하는 돈이 정부에서 지원된다.
자동차 부품 및 기계설비 해석 및 개발 전문기업인 넥스테크는 전체 인원이 6명에 불과해 그동안 고급 인력 공채는 꿈도 꾸지 못했다. 넥스테크 관계자는 “대기업의 석·박사 연구인력 초봉이 6,7000만원 수준인데 중소기업 입장에선 그 수준을 따라갈 수 없다”며 “이번 박람회와 정부 지원으로 실력도 있으면서 집중해서 우리 연구를 함께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직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번 박람회로 넥스테크 취업을 확정했다는 부산해양대 대학원생 김상원(29)씨는 “대기업에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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